2020.4.15_총선2023. 4. 25. 08:47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38350 (2020.5.25)

 

"빳빳한 신권 다발처럼 묶인 사전투표지, 정식 규격 아닌 투표지도…"

 

오늘(5월 25일)자 조선일보 기사다. 선거 무효소송을 추진중인 박주현 변호사가 이번 총선 사전투표 관련 의혹에 대해 인터뷰한 내용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분하게 다 읽어볼 만한 흥미로운 기사인데, 내용중 몇가지 사안에 대해 직접 확인해 본 부분을 위주로 여기해 발췌해 정리해 둔다.


"경기도 구리시 선거구의 사전투표 상자를 여니 1번을 찍은 투표지가 신권(新券) 뭉치처럼 나왔다. 어떤 선거구에서는 인쇄가 한쪽으로 쏠린 투표지, 아래 여백이 긴 사전투표지도 나왔다. 서울 성북구 개표 동영상에는 사전투표지가 두 장씩 전표처럼 붙어 있었다. 사전투표지는 선거인이 올 때마다 발급기로 출력해주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할까."

박주현(41) 전 청와대 특별감찰담당관은 선거구 6곳의 무효소송을 위해 투표함 증거 보전 집행에 참여했다. 투표지 보관 현장을 직접 발로 뛴 변호사다. '사전투표 조작설'을 놓고 말로써 공방이 벌어지는 동안 그는 마치 취재기자처럼 팩트를 수집해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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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된 봉인지나 투표상자가 너무 많이 있었다. 개표 동영상에서 다른 투표지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빳빳한 사전투표지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다. 화성병 선거구였다가 3월 초 선거구 획정으로 화성갑으로 넘어간 봉담읍(화성 제1·2 투표소)에서도 정말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선관위 데이터에서 봉담읍의 관내(管內) 사전투표 전체 집계가 통째로 누락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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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전체(제1~18 투표소) 관내 사전비례대표 투표수는 8665명으로 선관위에 집계돼 있다. 화성시에서 이 숫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봉담읍이 빠진 제3~18 투표소로 이뤄진 화성병의 관내 사전비례 투표수도 똑같이 8665명으로 나온다. 봉담읍의 사전투표 결과가 아예 사라진 것이다."

―업무상 중대한 과실인데, 화성선관위는 어떻게 해명했나?

"그쪽에서는 '관내 사전투표를 관외에 포함시켜 집계했다'고 주장만 할 뿐 입증을 못 하고 있다. 사전투표의 경우 몇 명이 찍었는지 해당 투표소에서 집계가 안 된다. 중앙선관위의 전산에서 집계해 '그 투표소에서 몇 명 투표했다'고 알려주는 식이다. 중앙 전산프로그램에서 투표 숫자를 세팅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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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신중동의 경우 사전투표 인원이 1만8210명이었다. 투표소가 딱 한 곳이었다. 사전투표는 이틀간 했지만 실제 주어진 투표 시간은 24시간이었다. 계산상 쉬지 않고 1분당 12.6명이 해야 한다. 부천을 상동은 1만2921명, 1분당 9명이었다.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판사와 함께 법원 결정문을 들고 증거보전 집행에 나서도 사전선거인명부를 안 내놓고 있다."
...


기사 내용이 꽤 강력(?)해 보여서 몇가지 좀 찾아 보았다. 해당 기사에는 이것 말고도 더 많은 얘기가 있는데, 일단은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안 위주로 우선 몇개만 살펴보았다.

신권처럼 빳빳한 투표지 사진은 해당 기사에 실려 있다. 아래의 사진이다.

 

사진을 보면 구리시 선거구이고 QR코드가 있는 것으로 보건대 사전투표지다. 많은 사람들이 투표지를 접지 않고 저렇게 빳빳하게 넣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일단 내 주변엔 그런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아무튼 사진상으로만 보면 사람 손을 타지 않은 종이처럼 보인다.

서울 성북구 개표 동영상에서 사전투표지가 전표처럼 붙어 있는 모습은 인터넷을 좀 찾아보니 누가 동영상 gif로 만들어 놓았다.

 

QR코드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사전투표지임은 분명하다. 사전투표는 본인확인후에 프린터로 한장씩 출력하여 투표가 이루어졌는데, 정말 희한하다. 이건 마치 커다란 종이에 한꺼번에 인쇄해서 잘라내다가 일부가 덜 잘려서 붙어 있는 듯한 모양새다.

사전투표지의 여백이 이상한 모습도 아래와 같이 누가 동영상 gif로 만들어 놓았다.

마찬가지로 프린터로 출력한 결과물 치고는 정말 희한한 모습이다.

경기도 화성시갑 선거구의 봉담읍 개표결과는 선관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말로 봉담읍에는 관내사전투표가 아예 빠져 있다.

부천 신중동의 사전투표에 대해서도 좀 찾아보았다. 경기도 부천시을 선거구의 사전투표소는 중동 사전투표소, 신중동 사전투표소, 상동 사전투표소 이렇게 3개소였다. 박주현 변호사의 말대로 신중동의 사전투표소는 하나다. 관련 내용은 아래의 기사를 참고하자.

 

[4.15총선] 4월10~11일 '사전투표'... 부천시 사전투표소 10곳

 

선관위 자료에서 경기도 부천시을 선거구를 찾아 관내사전투표수를 신중동이 정말로 18210표다. 한편, 당일투표수를 보면 대부분 2천~4천표 수준이고 가장 많은 투표소가 5천표 정도다. 당일투표소의 수가 사전투표소의 수보다 훨씬 많았다.  

당일투표는 하루이고 사전투표는 이틀이니까 관내사전투표수가 더 많은 것 자체는 이상하지 않겠지만, 이틀 동안 투표소 한곳에서 18210표를 투표했다는 것은 이상해도 보통 이상한 것이 아니다.

기사에 이미 언급되었듯이 18210표는 24시간(12시간씩 이틀) 내내 1분당 12.6명이 투표해야 가능한 수치이므로, 신중동 사전투표소에서는 24시간 내내 다들 4.76초만에 투표를 했어야 한다(60초/12.6=4.76초).

사람마다 투표할 때 소요되는 시간이 다르다는 점을 생각하면, "평균" 4.76초는 정말 대단한 속도다. 사전투표 과정을 생각해 보면 투표자 1인당 평균 4.76초가 얼마나 대단한 속도인지 좀 더 잘 알 수 있다. 사전투표 과정은 다음과 같다.

사전투표소를 방문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문제 때문에 우선 발열 여부를 체크한다. 열이 없으면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위생장갑을 착용한 후 투표소로 들어간다.

신분증으로 본인 확인을 한다. 본인 확인이 완료되면 선거구에 맞는 지역구 투표용지와 비례 투표용지를 프린터로 출력한다. 투표자가 속한 선거구에 맞는 투표지를 주어야 하므로 본인 확인 이후 프린터로 출력한다. 비례 투표용지는 길이가 무려 48cm다.

출력된 투표용지를 들고 기표소로 가서 기표 도장을 찍은 후, 투표함에 넣고 나온다.

자, 이제 투표소 한곳에서 이 모든 과정을 1인당 4.76초의 시간 동안 수행하여 18210명이 투표하는 것이 과연 물리적으로 가능한 종류의 일인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비접촉 체온계로 열이 있는지 확인하고 손소독제를 바른 후 위생장갑 착용하는 과정이 몇초가 걸릴지 생각해 보자. 그리고 나서 본인 확인을 하고 프린터로 투표용지를 출력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용지를 받아서 기표소로 가서 기표한 후에 투표함에 넣을 때까지 몇초가 걸릴지 생각해 보자. 이 모든 과정을 4.76초에 마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총선 사전투표가 조작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추가적인 조사와 검증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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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