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4.15_총선2023. 4. 25. 08:32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38257 (2020.5.21)

 

이전에 적었던 "미베인 교수의 논문에 대한 몇가지 반론 살펴보기"에서 이어지는 글.

이번 총선 사전투표 조작 가능성에 대한 미베인 교수의 논문이 틀렸다는 주장을 확실하게 내세우는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시간과 노력이 좀 들어간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겠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미베인 교수의 논문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고 차분하게 분석한 후에, 틀린 부분을 구체적으로 규명하는 반박 논문을 작성해서 발표하는 것이다. 이것이 학술논문의 진위를 가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일반인은 좀 어려울 수 있겠지만, 통계학/사회과학계에 있는 대학원생/교수 또는 통계 분야에 종사하는 연구원 등이 나설 수 있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갑론을박하는 일은 재미는 있을지 모르겠으나, 대부분의 경우 논문의 진위를 명쾌하게 규명하는데는 미흡하다. 이것은 다른 학술적인 사안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논문의 서론과 결론만 읽고 문장 몇개만 문맥 무시하고 뽑아다가 적당히 끼워 맞춘 후에 트집을 잡으며 논문이 틀렸다고 주장하거나,  

저자의 학벌이나 직위를 거론하면서 "이 사람의 학벌/직위는 좀 별로이므로 해당 논문은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거나,  

다른 사람의 권위를 빌려와서 "내가 아는 엄청 똑똑한 교수가 이 논문이 틀렸다고 말했으니까 이 논문은 틀렸다"고 주장하거나,  

특정 인물/단체/기관 등을 무작정 무실수/무오류의 신적인 존재로 상정하여 "누가/어디에서 했으니 절대 잘못되었을 리가 없다"고 우기거나,

특정 인물/단체/기관 등을 무작정 지능이 한참 떨어지는 바보로 상정하여 "누가/어디에서 했으니 무조건 틀렸다"고 우기거나,

사실에 접근하기 위해 정보와 의견을 교환해야 될 사안을 승부를 가려야 하는 하는 대결로 착각하여 비난과 조롱과 말꼬리잡기를 일삼거나,

이런 것들은 스스로 병신 인증을 하는데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문제의 규명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논문 저자 입장에서도 이런 식의 반박을 접하면 "아, 내가 틀렸나 보구나" 하고 반성할 가능성보다는 "제대로 반론할 능력조차 없는 바보들이 현자 코스프레하면서 찌질댄다"고 여기며 코웃음치고 무시해버릴 가능성이 훨씬 크다.

논문을 쓴다는 것은 인터넷에 끄적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고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것이므로, 해당 학계/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훨씬 더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미베인 교수의 주장을 진지하게 생각하는 이유도 그냥 본인 SNS에 몇마디 썼다거나 언론 인터뷰 같은데서 몇마디 떠들었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이 분석한 결과를 정리해서 어떤 과정을 거쳐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를 설명하는 논문을 작성해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공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학계의 누군가가 논문으로 사기를 치고 있음이 분명하다고 확신한다면 학술적으로 그 사기행각을 명명백백하게 드러내는 반박 논문을 써서 공개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작게는 해당 논문을 정정 또는 철회시킬 수 있고 크게는 그 사기꾼을 학계에서 매장시킬 수 있다.  

물론 쓰려면 제대로 검증해서 써야 한다. 반박 논문이 오히려 틀린 것으로 판명되면 개망신을 당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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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