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_잡담2023. 8. 14. 12:48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24881 (2019.2.28)

북한 비핵화 문제를 놓고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이 합의서 서명 없이 끝났다. 끝난 후에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회담 직전까지도 뭔가 타결이 될 것 같은 분위기였다가 왜 반전의 결말이 나왔는지 궁금해서 한번 살펴보았다. 영국 언론사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서 중계한 유튜브 동영상이다.

https://youtu.be/ouqwM_A3t1Q

 

기자회견은 이 동영상의 29분 근처에서 시작된다.

여러가지 질문이 나오는데, 나름 핵심적인 얘기는 45분쯤 지난 부분에서 들을 수 있다.

어쨌든 전체적인 질의응답 내용을 가지고 추측한 내용은 대략 아래와 같다.

미국은 예전부터 입장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경제적인 발전을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북한이 들고 나온 조건은, 영변 핵시설을 폐기할테니 제재를 해제해 달라는 것이었던 듯하다.

문제는 미국이 북한의 다른 핵시설에 대해서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북한은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이 미국이 이미 알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부분들만 포기하고 나머지는 숨기겠다는 계산으로 회담에 나왔던 것 같다. 그런데 미국이 이미 알고 있으니 나머지 것들도 폐기하자고 하면서 더 이상 진전되지 못한듯.

김정은이 전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세계최강국 대통령과 악수하게 된 것도 어찌 보면 다 핵개발 덕분(?)인데 포기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작년 여름에 북한의 핵 관련 시설 은폐 시도와 관련된 기사의 내용을 정리해서 올린 바 있는데(여기로), 북한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을 속이고 제재완화 또는 해제를 얻어내려 한 것이 아닌가 싶다.

 

개인적으로 조금 놀랐던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이다. 서명하지 않고 회담을 결렬시킨 후, "협상에 들어갈 때는 원래 빈손으로 나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던가, "빨리 하기보다는 제대로 하는 것을 선호한다"라는 얘기를 하는 것을 보니, 정말로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는 않을 생각인 듯하여 그나마 다행인듯.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논란을 야기할 때도 종종 있지만, 어쨌든 바보가 아닌 것은 분명해 보인다. 1차 회담에서 너무 헐렁한 내용으로 서명을 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었는데 어쩌면 일단 큰 틀의 대략적인 내용에 대해 서명함으로써 협상을 유지할 수 있는 공식적인 장치를 만든 후에 이번 회담에서야 진검을 빼 든 것이 아닌가 싶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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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