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_잡담2023. 12. 26. 08:52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00401 (2017.6.23)

비트코인 스케일링(거래용량 확장) 방안이 현재 양자대립 구도인 듯하여 조금 더 정리해 보기로 했다. 우선 이전에 썼던 글은 아래의 링크를 참고하자.

비트코인 스케일링(거래용량 확장)에 대한 잡담 - 1 현재 상황

비트코인 스케일링(거래용량 확장)에 대한 잡담 - 2 소프트 포크 / 하드 포크

비트코인 스케일링(거래용량 확장)에 대한 잡담 - 3 세그위트2x

비트코인 거래용량 확장은 현재 두가지 방안이 대두되고 있는데 하나는 지난 게시물에서 언급했던 세그위트2x(SeqWit2x)이고, 또 하나는 "BIP148"이라는 것이다.

BIP는 "비트코인 개선 제안(Bitcoin Improvement Proposal)"이라는 의미이며 이런 제안중 번호 148번으로 명명된 것이 BIP148이다. 대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자세한 내용은 원문에서 볼 수 있다. 여기로).

BIP148은 세그위트를 실행하되, 채굴자의 지지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지지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다. 여기서 사용자는 채굴(mining)을 하지 않는 비트코인 노드(node)를 지칭한다. 거래소, 온라인 지갑 등 비트코인 관련 업체들이나 비트코인 클라이언트를 설치해서 사용중인 일반 사용자들이 이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다. BIP148을 UASF라고 표현하는데, "사용자에 의해 활성화되는 소프트 포크(User Activated Soft Fork)"라는 의미다.
 
BIP148에 블록 크기 변경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주된 목적이 세그위트 활성화다. 현재 세그위트 기능을 이미 탑재하고 있는 비트코인 노드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2017년 8월 1일부터 일부 채굴자들이 세그위트를 지지하는 블록을 생성하기 시작하면(생성하는 블록에 세그위트 활성화를 표시하도록 설정하면) 그 때부터 사용자 노드들이 블록체인에서 이 블록을 확인하고 BIP148을 강제하기 시작하는 형태다.

여기서 "강제"한다는 것이 무슨 뜻이냐 하면, BIP148을 지원하는 채굴자들 의해 생성된 블록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설령 대다수의 채굴자들이 BIP148을 거부하더라도 대부분의 사용자 노드가 BIP148 블록만 유효한 것으로 인정하면, 거부한 채굴자들은 자신들이 채굴한 비트코인을 판매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므로 결국 BIP148을 따르게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BIP148 거래소 노드는 BIP148 블록체인만 유효하다고 간주할 것이므로 BIP148을 거부한 채굴자는 이 거래소에 비트코인을 팔 수가 없게 될 것이라는 식이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특성상 BIP148도 채굴자의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다수 채굴자들의 동의를 구하는 대신 일부 동의하는 채굴자가 있기만 하면 사용자 노드들이 나머지 채굴자들이 BIP148을 따를 수밖에 없도록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전략이다. 채굴자들 입장에서는 기분이 나쁠 수도 있겠다;; 반대로 만약 거래소 등 경제적 영향력이 큰 사용자들 다수가 지지하지 않는다면 BIP148이 취소될 수도 있다. 


대략 이렇고, 이제부터 잡담.

여기저기 찾아 보니, 세그위트2x는 다수의 채굴자들과 일부 업체들이 중심이 된 제안이고 BIP148은 코어 개발자들과 일부 업체들이 생각하는 방안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양쪽 제안이 서로 상충한다는 점.

세그위트2x는 7월 21일부터 지지율을 측정하여 80% 시점에서 활성화 한다. 여기서 지지율은 채굴자들의 계산성능(hashing power) 기준이다. 즉, 비트코인 채굴자들의 총 계산성능 대비 80%의 성능을 점유한 채굴자들이 지지할 경우 세그위트를 활성화한다. 이후에 블록 크기를 2MB로 확장.

BIP148은 8월 1일부터 일부 채굴자들이라도 BIP148을 지지하기만 하면 나머지 사용자 노드들이 BIP148을 강제하여 세그위트 기능을 활성화하고 이 시점부터 BIP148 블록으로 구성된 블록체인만 유효한 것으로 간주. 블록 크기 확장에 대한 언급은 없다.

중간에 어떤 절충안으로 합의가 될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가다가 결국 한쪽이 승리하거나 둘 다 망하거나 할 것인지는 지금으로서는 알기 어렵다. 비트코인에 이미 너무나 큰 돈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공멸하는 길은 어떻게든 피하고 싶긴 할텐데, 어찌 될런지 모르겠다;

중앙은행과 정부의 규제를 벗어난 교환매개체를 만든 것이 비트코인인데,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을 때 중앙은행과 정부의 규제가 없을 경우 어떤 종류의 혼란과 불확실성이 벌어질 수 있는 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상 진흙탕 싸움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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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