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41309 (2020.8.24)
"의학가설(Medical Hypotheses)"이라는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다. 아직 명확하게 입증되지 않은 "가설"이므로 100% 단정할 수는 없으나, 흥미로운 내용이 있어서 정리해 본다. 의학/약학 용어가 많아서 그대로 번역한 내용 이전에 어떤 취지의 가설인지 내 수준에서 이해하는 바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이렇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최소한 2가지가 있다.
첫째, 세포 안에 있는 특정 조직의 pH를 증가시켜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에서 pH 의존적인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
둘째, 코로나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는 아연(zinc)을 세포 바깥에서 세포 안쪽으로 운반하는 작용을 촉진한다. 아연의 항바이러스 면역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바이러스의 RdRp라는 효소를 방해하여 증식을 차단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이 아연을 세포내로 운반하는 작용을 촉진시키고, 이를 통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환자들 중에 나이가 많고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특히 사망률이 높았는데, 고혈합/심장병 등을 치료하는 약물이 아연 부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연 부족과 무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건강한 노인들도 상당수가 하루 필요량보다 적은 양의 아연을 섭취하고 있다.
예전에 스텔라 임마누엘(Stella Immanuel)이라는 의사가 자신의 병원에 찾아온 350여명의 코로나19 환자를 전부 다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 내용을 정리한 바 있는데(이전 게시물을 참고하자. 여기로), 관련 내용을 여기에 다시 적어 보자면 아래와 같다.
제가 여기에 선 이유는, 350명이 넘는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를 직접 치료했기 때문입니다. 이들 중에는 당뇨병, 고혈압, 천식 등 합병증이 있는 환자들도 있었습니다. 가장 나이가 많은 환자는 92세였습니다.
치료 결과는 모두 같았습니다. 저는 하이드록시클로로퀸(hydroxychloroquine), 아연(zinc), 지트로맥스(zitromax)를 처방합니다. 이들은 모두 회복되었습니다. 지난 몇개월 동안 350명이 넘는 환자를 치료했는데, 합병증이 있는 환자들을 포함해서 단 한명도 사망하지 않았습니다.
터키의 코로나19 방역 과정에서도 발병 초기 환자들에 대하여 하이드록시클로로퀸 투여가 진행되었는데(이전 게시물을 참고하자. 여기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증가했던 국가가 성공적으로 증가세를 차단했다. 관련 내용을 여기에 다시 적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누레틴 이이트(Nurettin Yiyit) 내과장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초기에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국가들에서는 이 약을 너무 늦게 투여합니다. 특히 미국이 그렇습니다. 우리는 초기에만 사용하고 있으며, 사용에 전혀 망설임이 없습니다. 이 약이 효과가 있다고 믿는 이유는 치료 결과가 말해주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는 주장이 도출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과가 코로나바이러스 "증식 방해"이기 때문이다.
이미 증식된 대량의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것이 아니라 증식 과정을 방해하는 기능이므로, 예방이나 초기대응에 좀 더 효과적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치명적인 수준으로 바이러스 증식이 일어난 이후라면, 그 상태에서 추가적인 증식을 방해해 봐야 별 소용이 없을 가능성도 있을 듯하다.
또한, 임상시험 과정에서 환자의 아연 부족 여부가 고려되지 않았을 경우에도 비슷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아연의 항바이러스 작용을 촉진해야 하는데, 아연 자체가 충분하지 못하면 이 부분은 별 소용이 없을테니까 말이다. 게다가 아연이 부족한 상태라는 것은 이미 면역체계 자체가 약화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미 대량으로 바이러스 증식이 진행된 상태 또는 아연 부족으로 이미 면역체계가 약화된 상태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록신을 투여할 경우,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관측하기 어려울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나 아연이 코로나19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기엔 이르다고 생각된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전문의약품이므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아연은 다양한 영양제에 포함되어 있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므로,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한, 면역력 강화 측면에서 일단 아연 보충부터 해 볼 예정이다.
이 논문의 주요 내용을 발췌하여 번역해 보자면 아래와 같다.
...
클로로퀸(CQ)과 대사물질(metabolite)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HCQ)은 이미 약리학계에서 잘 알려져 있으며 용법/용량/효과/안전성 등이 이미 검증된 약물이다. CQ와 HCQ 둘다 약염기(weak base)이며 세포 내부의 엔도좀(endosome), 리소좀(lysosome), 골지 액포(Golgi vesicle)에 축적되어 수소이온지수(pH)를 증가시킨다. pH 증가, 특히 리소좀에서의 pH 증가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증식 과정중 합성(fusion), 탈각(uncoating) 등 pH 의존적인 부분에 개입할 수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제대로 동작하려면 엔도좀의 산성화(acidification)를 필요로 하는데, 세포내 조직의 pH 증가는 코로나19 환자 치료 과정에서 CQ/HCQ의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다는 추측이 제기된 바 있다.
새롭게 발견된 흥미로운 사실은 클로로퀸이 아연 이온운반체(zinc ionophore) 성질을 보이며, 특히 세포 바깥쪽의 아연을 세포 안쪽의 리소좀(lysosome)으로 운반한다는 점이다. 아연은 매우 중요한 미량영양소(micronutrient)로서 체내 및 세포내 농도가 엄격하게 조절되며, 효과적인 항바이러스 작용에 필요하다.
시험관내(in vitro) 시험 및 임상 연구를 통해서 아연이 다양한 바이러스에 대해 대항 효과가 있음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아연은 E형 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의 RNA 의존성 RNA 중합효소(RdRp, RNA dependent RNA polymerase)를 방해하는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더 나아가, 시험관내 시험에서 아연이 코로나바이러스 RdRp를 방해하고 아연 이온운반체는 코로나바이러스 증식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음이 밝혀졌다. 아연의 항바이러스 효과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CQ/HCQ의 아연 이온운반체 성질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조합에 대한 항바이러스 효과는 아직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아연은 항바이러스 면역의 전신자극제 역할을 한다. 나이가 많은 환자, 고혈압, 당뇨병, 관상성 심장질환, 만성 폐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이 코로나19 감염될 경우 병세가 심각했는데, 코로나19 사망률 측면에서 아연 부족이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환자들은 하이드로클로로티아지드(hydrochlorothiazide), 안지오텐신 전환효소 억제제(angiotensin-converting-enzyme inhibitor), 안지오텐신 2 수용체 길항약(angiotensin 2 receptor antagonist) 등을 처방 받는데 이로 인하여 아연이 소변을 통해 더 많이 배출되어 아연 부족이 발생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서도 아연 부족이 관찰되었다. 다수의 건강한 노인 환자들에서도 아연 부족이 관찰되었다. NHANES III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상 성인의 35~45%가 하루 필요량보다 부족한 수준의 아연을 섭취하고 있었다. 남성은 하루 9.4mg, 여성은 하루 6.8mg의 아연 섭취가 필요하다. 음식으로부터 섭취하는 아연을 고려해도 20~25%의 노인이 아연 섭취가 부족했다. 젊은이나 아동이라도 아연이 부족한 상태라면 코로나19 감염시 중증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을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코로나19 환자에게 아연을 보충하면서 아연 이온운반체인 CQ/HCQ를 투여하면 세포내 아연 농도, 특히 리소좀내 아연 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한다. 세포내 아연 농도가 높아지면 RdRp 억제 효과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세포내 증식을 억제함으로써 병세를 호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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