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_잡담2023. 7. 22. 19:45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03024 (2017.8.11)

IT덕후이기 때문에 사드(THAAD) 문제에 대해 자세히는 모른다. 하지만 뉴스나 신문을 통해 사드가 북한의 미사일을 방어하기 위해 주한미군이 설치해서 운용하려 하는 요격 미사일 무기체계이고 환경영향평가 없이 불법적으로 배치하려 했다는 이유로 주민과 시민단체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상황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아주 희한한 뉴스를 보게 되었다. 국방부에서 환경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사드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측정하겠다고 하니, 반대자들이 측정 자체를 반대한 것이다. 완전 놀랐다. -_-;

전자파가 해롭다고 반대하는데, 정말로 그런지 측정해 보자니까 그건 싫다니 뭔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 오히려 "진작에 그럴 것이지"라고 환영할 일이고,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도 같이 부르고 자신들도 입회해서 측정 결과를 확인하겠다고 하는 것이 당연할텐데 영 납득이 되지 않았다. 만약 측정을 해서 유해하게 나오면 계속 반대하면 되고, 무해하게 나오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지금이라도 주민들의 걱정을 덜 수 있어 다행이라고 하면서 철수하면 되는 것 아닌가?

전자파 측정조차도 안된다는 이상한 반응이 도대체 왜 나왔는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 보니, 몇가지 추측이 가능했다. 이 문제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비전문가에 의한 개인적인 추측이므로 사실관계는 상당히 다를 수도 있겠다. 어쨌든 아래와 같은 생각으로 귀결.

1. 측정 자체를 반대한다는 것은, 반대자들이 처음부터 또는 이전의 어떤 시점부터 사드의 전자파가 주민들에게 별 피해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러므로 공식적으로 측정을 하면 측정치가 어떻게 나올지 전혀 궁금하지 않다.

2.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주된 이유가 전자파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와 별 관계가 없다. 진짜 이유는 따로 있지만 일부러 전자파 문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전자파는 배치 반대의 진짜 이유가 아니므로 전자파 문제가 해결된다고 배치를 찬성할 생각이 없다. 전자파 측정 결과가 반대에 방해가 될 것이므로 측정 자체를 반대한다. 아마도 현재 반대 운동에 참여한 지역 주민 상당수가 주로 전자파에 대한 우려로 합류한 듯하다.

3. 떳떳하게 내세울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면 전자파 측정을 한다고 해서 그 나머지 이유가 다같이 무효화될 리도 없을텐데 그래도 반대한다. 그렇다면,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유가 대다수 국민 또는 해당 지역 주민의 공감대를 끌어낼 수 없는 종류의 기상천외(?)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대체 그게 뭔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지역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고 여론을 조성하기에 유리한, 전면에 내세우기 좋은 다른 명분이 필요했다. 그것이 환경영향평가(전자파 문제)였다.

4. 개인적으로 참 묘하다는 느낌인데, 전자파 때문이라고 반대했는데 막상 측정하자니까 그것도 안된다고 하는 이상한 주장이 나오는 상황이면, 반대자들이 다들 논리도 상식도 없는 바보들도 아니고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고 일부는 이건 좀 아니라고 하면서 철수하고 뭐 이래야 정상일 것 같은데 그런 것도 딱히 없는 모양이다. 뉴스에 나온 사진들을 보면 꽤 많은 시민단체가 모여 있는 것 같았는데 별다른 내부잡음도 없이 비논리적인 이런 주장이 그대로 유지된다니, 겉으로는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꽤나 많이 모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 내부에 상명하복의 전체주의적 독재체제라도 있다는 건가? 아니면 내가 모르고 있는 뭔가 심오한 이유가 있는걸까?

결론적으로, 납득이 안되고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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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