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13504 (2018.4.5)

제목에 "다소 극단적인 이야기"라는 표현을 쓰긴 했으나, 사실 이러한 시나리오는 이미 역사적으로 여러번 실현된 바 있다. 부디 대한민국에서 실현되는 일은 없기를.

유능한 농사꾼 갑돌이의 사례

옛날 어느 작은 산골 마을에 갑돌이라는 청년이 살고 있었다. 다른 마을사람들과 마찬가지고 갑돌이네도 농사를 지어 먹고 살았는데, 호기심 많고 머리가 좋았던 갑돌이는 같은 면적의 땅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곡식을 거두는 방법을 알아냈다.

갑돌이는 점점 부자가 되었고 마을사람들은 갑돌이에게 방법을 공개해 달라고 했으나, 갑돌이는 힘들게 노력해서 알아낸 비법을 공짜로 내주기는 싫다고 거절했다.

화가 난 몇몇 사람들은 갑돌이가 탐욕에 눈이 멀었으며 마을공동체에 심각한 해악을 끼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분연히 떨쳐 일어나 이 불평등한 상황을 뒤엎어야 한다면서 다른 사람들을 부추겼다. 갑돌이 혼자 잘사는 모습을 시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꽤나 많았는지, 이러한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조하거나 묵인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수확이 끝난 가을 어느날, 마을 사람들은 작당을 하고 갑돌이네 집에 쳐들어가서 갑돌이네를 쫓아내고 곳간을 털어 곡식을 나누어 가졌다. 마을사람들을 피해 도망친 갑돌이네는 정착할 곳을 찾아 정처없이 떠났다.

몇년후 큰 가뭄이 찾아왔다. 떠나 버린 갑돌이네의 생사는 알 길이 없으나, 어쨌든 갑돌이의 농사 비법을 모르는 산골 마을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 처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웃집 식량을 빼앗기 위한 도둑질과 칼부림이 벌어졌고 결국 대다수가 살해당하거나 굶어죽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이 모든 참사가 오로지 농사 짓는 비법을 가르쳐주지 않은 갑돌이 때문이라고 외쳤다. 이들은 반드시 갑돌이네 가족을 찾아서 정의의 이름으로 다 죽여버리겠다고 다짐하면서 적개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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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