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_잡담2023. 8. 14. 09:15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24369 (2019.2.13)

원문 기사는 여기로

 

지난 2월 5일에 포브스에 게재된 기고문이다. 원문 기사의 제목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비용이 그렇게 비싸다면 도대체 프랑스의 전기요금은 왜 그렇게 저렴한 것인가?"이다. 얼마전에 정리했던 "탈원전의 선구자 독일 근황"이 2017년에 게재된 기사인데, 역시나 상황이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

 

독일과 프랑스의 현황을 비교한 부분을 정리해 본다.


최근 OECD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독일 가정의 전기요금은 50% 올랐다.

"탄소배출 저감 비용(The Costs of Decarbonization)"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는 독일 정부가 태양광, 풍력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한 과정이 담겨 있다.

같은 기간에 태양광 패널과 풍력 터빈의 가격이 급격하게 낮아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결과는 매우 놀라워 보인다. 실제로 이렇게 가격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독일인들은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태양광과 풍력은 안정적인 전력생산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고 에너지 밀도가 낮으므로, 독일 국토 전역에 흩어져 있는 태양광 및 풍력 발전시설들을 연결하기 위한 송전선 등을 갖추는데 필요한 비용이 27%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일의 높은 전기요금으로 인하여 탄소 배출량은 줄어들었는가? 줄어들지 않았다. 독일의 탄소 배출량은 2009년 이후 변화가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원자력 발전소를 태양광과 풍력으로 대체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2018년에 독일의 탄소 배출량은 약간 감소했는데, 이는 날씨가 유난히 따뜻했고 - 아이러니하게도 - 원전의 전력생산 증가분(4.9%)이 신재생 에너지의 전력생산 증가분(3.1%)을 앞질렀기 때문이었다.

2015년에 신재생 에너지 보조금 옹호론자들은 전기요금 인상이 2023년에 정점을 찍을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이번에 발표된 OECD 보고서에 의하면 독일 정부가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 시설을 계속 설치하는 한 전기요금은 무제한적으로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의 전기요금은 독일의 59% 수준이다. 그렇게 전기요금이 저렴하다면 프랑스의 탄소 배출량은 독일보다 더 심각해야 하겠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프랑스가 전력생산으로 배출하는 탄소는 독일의 10분의 1 수준이다.

왜 그런가? 프랑스는 전력생산의 72%를 원자력이 담당한다. 태양광과 풍력은 6% 수준이다.

지난 수년간 독일은 상대적으로 큰 경제력을 이용해서 프랑스에 원전의 비중을 줄이고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을 높이라고 압력을 가해 왔다.

그리고 프랑스는 지금까지 독일의 요구를 점점 수용해 왔다. 프랑스 에너지 규제 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8년까지 290억 유로가 태양광 및 풍력 발전소 증설에 투입되었다.

그러나 신재생에너지에 투입된 돈은 전력생산의 친환경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프랑스의 탄소 배출량은 증가했다. 수년간 태양광과 풍력 발전에 보조금을 지급한 결과 프랑스의 2017년 전력생산에 의한 탄소배출량(kWh당 68g/CO2)은 2012년에서 2016년 사이의 배출량보다 높다.

이유가 뭐냐고? 사상 최대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시설 증가도 원전의 전력생산 감소와 천연가스 소비량 증가를 보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제 신재생 에너지의 비용이 프랑스 가정의 전기요금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유로스탯(Eurostat)에 따르면, 프랑스 전기세는 독일보다 41% 저렴하지만 지난 10년간의 전기요금 증가 속도는 독일보다 더 빨랐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전기요금 인상률은 EU 평균 25%, 독일 29%, 프랑스 45%이다.

전기요금이 올라가면 자동차 등 운송수단, 난방, 요리 등에 전기를 사용하려는 경향을 억제하는데, 이러한 분야의 탄소 배출 규모는 전력생산보다 더 크다.

프랑스가 신재생 에너지 대신 원자력 발전에 320억 유로를 투입했다면 전력생산 분야에서의 탄소 배출량은 0이 되었을 것이다.

만약 프랑스가 2020년 폐쇄 예정인 페센하임 원전을 계속 유지하고 플라만빌 원전의 신규 원자로를 가동하고 비슷한 규모의 원자로 3개를 추가한 후에 현행 70% 수준인 가동률을 85%로 높이면, 운송수단 분야의 탄소 배출 전체를 없앨 수 있는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원전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는 현재의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이유로 가솔린과 디젤에 부과하는 세금을 인상하려 했다가 노란 조끼 운동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마크롱은 아직 깨달은 바가 별로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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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