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있었던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기자회견에 대한 잡담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24886 (2019.3.1)

트럼프와 김정은의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된 이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기자회견을 한 동영상이 있길래 좀 살펴 보았다. 

 

https://youtu.be/17Qwr1FTkgk

 

리용호가 발표한 내용의 요점은 대략 아래와 같다.

북한은 부분적 제재해제를 요청했다. 또한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실 발사시험을 영구중단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외에 한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요구했다.

북한은 향후 협상에서도 현재의 제안에 변화가 없을 것이다.

이후, 리용호는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그러면,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조합해서 한번 생각해 보자.

리용호는 "부분적 제재해제"라고 표현했고, 트럼프는 "전면적 제재해제"라고 표현했다. 아마도 북한이 현재 받고 있는 갖가지 제재조치들 중에 해제해 달라고 요구한 항목들의 범위가 미국 입장에서 보기엔 제재 자체를 무력화하는 수준의 핵심적인 항목들이었을 가능성이 -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지만 - 크다고 추측된다. 

리용호는 미국이 "영변" 지구 핵시설 폐기 외에 "한가지"를 더 해야 한다고 끝까지 요구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영변 시설만 의제에 놓고 협상을 진행할 생각이었는데, 미국은 북한이 언급하지 않은 다른 어떤 부분을 끄집어내서 요구했다. 그것도 적당히 요구한 것이 아니라 끝까지 요구했다. 그리고 북한은 그 요구사항을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버틴 셈이다.

아마도 리용호가 언급한 "한가지"는 - 어차피 다 알려졌으니 그냥 쿨하게 폐기하는 쪽으로 생각하던 - 영변 시설보다 훨씬 더 중요하고 핵심적인 부분일 것이다. 즉, 이 부분을 양보할 경우 북한은 진짜로 비핵화의 길로 나아가게 된다.

이전 게시물에 링크한 트럼프의 기자회견 동영상에서 영변 말고 다른 것들이 있다는 언급이 나오고, 질문한 기자가 그 다른 것들에 우라늄 농축시설도 포함되어 있느냐고 묻자 트럼프는 맞다고 대답한다.

 

리용호는 추후에 미국과 협상할 때도 북한의 협상조건에는 추호도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북한은 여전히 핵보유국이 될 생각이지 비핵화할 생각은 없다. 그리고 이러한 속내를 하노이 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를 통해 만천하에 공개한 셈이다. 공개한 것인지 들킨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