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36240 (2020.3.23)

원문기사는 여기로

2014년 12월 31일자로 가디언(the Guardian)에 게재된, 꽤나 오래된 기사인데, 그 당시에는 개인적으로 이런 종류의 문제에 관심이 없어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꽤 흥미로운 내용이기에 주요 내용을 여기에 정리해 본다.


연간 1백만 유로 이상 소득자에게 75%의 소득세를 부과하려 한 프랑수아 올랑드(Francois Holland) 프랑스 대통령의 세제 개편은 이번 목요일 이후 조용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예정이다.

이 사회주의자 대통령이 2012년 대선 당시 주창했던 개편 조치는 국가의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해 최상위 부유층의 동참을 강제하는 수단이었다.

세제개편은 좌파의 지지를 받았지만 한편으로는 반기업적인 조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2012년 9월에 정부가 이 "수퍼세금(supertax)"을 공표했을 때, 유능하고 명망 높은 인사들의 대규모 탈출을 야기하여 결국 정부가 자기 발등에 총을 쏘는 행위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기업가들은 투자자들이 프랑스에서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LVMH 그룹 회장은 벨기에 시민권을 취득했고, 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Gerard Depardieu)도 벨기에를 경유하여 러시아 시민권을 얻었다.

고소득의 프랑스 축구선수들은 파업하겠다고 했고 구단주들은 이제 더 이상 세계 수준의 선수들을 데려올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표권자 10명중 6명이 부유층에 대한 소득세 인상은 지지했으나, 납세자 대다수가 75% 세율에는 반대했다.

이러한 역풍에도 불구하고 올랑드는 최고위 법원에서도 기각한 이 개편안에 매달렸다. 그의 좌파 동맹들이 반발할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이었다. 2020년 12월에 헌법 위원회의 판결로 세율은 결국 50%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이 개편안의 최종 폐기는 투자은행 출신의 경제부 장관 에마누엘 마크롱(Emmanuel Macron)에 의해 이루어졌다. 올랑드의 경제 보좌관을 지낸 바 있는 마크롱은 수퍼세금을 "태양이 없는 쿠바(Cuba without the sun)"라고 표현했다.

2013년 3월에 공개적으로 친기업적인 성향이었던 마누엘 발스(Manuel Valls)가 총리에 취임하고 당의 좌익들이 정부에서 빠져나가면서 이 세제개편안의 폐기는 시간 문제였다. 발스 총리는 지난 10월에 런던을 방문해서 기업가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5년에 이 세제개편안을 유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프랑스 재무부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개편안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수퍼세금을 통해 거둔 세금은 2013년에 2억6천만 유로, 2014년에 1억6천만 유로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었고 470개 회사의 1천여명 정도가 영향을 받았다. 같은 기간 동안 예산 결손은 8천470억 유로로 치솟았다.

세제개편안의 포기는 올랑드에게 정치적 타격이며, 선출된 이후 새롭게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이전으로 되돌아간 정부 정책이 이것 말고도 많다는 점에서 그가 우유부단하고 대통령으로서의 권위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불붙고 있다.


요약하자면, 프랑스에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부자들이 더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부자들을 대상으로 부유세 성격의 세금을 대폭 인상하자 유능한 사람들은 국외로 도망가고 정부의 세수는 오히려 줄어 적자가 치솟다가 결국 해당 제도를 폐기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그 당시에 프랑스의 국민 배우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세금 때문에 러시아로 이민 갔다는 얘기를 듣고 - 자세한 맥락은 모른 채 - 명색이 나라를 대표하는 간판스타인데 굳이 저렇게 이민까지 갈 필요 있나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소득세율이 무려 75%라면 내가 그 입장이라도 다 정리하고 돈 싸들고 이민 갔을 듯하다 -_-;

"상위 1%가 전체 부(wealth)의 90%를 차지하고 있으니 상위 1%에 대한 세율을 90%로 만들자"는 식의 주장은 듣기에는 그럴듯해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 실행하여 세금폭탄을 안겨줄 경우 그 상위 1%는 - 바보가 아닌 이상 - 그 막대한 부를 싸들고 국외로 탈출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남은 99%의 국민은 더 부유해질까, 아니면 더 가난해질까?

728x90
Posted by 반달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