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07025 (2017.11.10)
원래 시발점이 된 글은 이전 게시물 "기묘한 말싸움"이다.
기준을 잡기 나름이지만, 세상에는 두가지 말싸움이 있다. 하나는 사석에서 일반인이 하는 말싸움이고, 또 하나는 공식석상에서 공인의 자격으로 하는 말싸움이다.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벌어진 말싸움은 후자의 경우에 해당한다. 방송/언론을 통해 전국민이 지켜보는 국정감사에서 국회의원이라는 자격으로 질문하고 대통령비서실장이라는 자격으로 답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건 당사자들도 다 알고 있고 그 자리에 참석했던 여야 의원들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들도 다 알고 있고 방송을 보는 국민도 다 알고 있다.
게다가, 이것은 임종석 실장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희경 의원이 거론한 다수의 청와대 인사들과 현직 사회부총리의 명예가 걸린 일이다.
이전 게시물에 링크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전희경 의원의 프리젠테이션에서 주사파로 지목된 인사는 임종석 비서실장, 조국 민정수석, 신동호 연설비서관, 백원우 민정비서관, 유행렬 자치분권비서관실 행정관, 한병도 정무비서관,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김금옥 시민사회비서관, 조한기 의전비서관,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 박수현 대변인, 권혁기 춘추관장, 여준성 사회수석실 행정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송인배 제1부속실장, 유승화 제2부속실장 등이고, 여기에 김상곤 사회부총리까지 더하면 무려 17명에 달한다. 한두명도 아니고 자그마치 17명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문제를 제기한 심각한 상황인 것이다.
임종석 실장은 자신을 포함한 이 17명의 명예를 위해서 대통령비서실장이자 국정감사 기관증인의 자격으로 강력하게 반론을 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질문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또는 본인 기준에서 이건 질문이 아니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답변하지 않겠다는 태도는 "공사구분을 전혀 못하는 사람 인증" 또는 "여전히 북한을 숭배하는 진성 주사파 인증"으로 해석될 여지가 매우 크다.
만약 전희경 의원이 답변의 내용과 무관하게 무조건 자신의 생각을 우길 가능성이 크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답변은 제대로 했어야 한다. 만약 질문 자체에 문제가 있다면 어떤 부분이 왜 문제인지 조목 조목 반박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답변은 전희경 의원 혼자 들으라고 하는 답변이 아니라 방송과 언론을 통해 국정감사를 지켜보는 국민 모두에게 하는 답변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단언컨대 저도 그 분들도 주사파 아닙니다. 사람 완전히 잘못 보셨습니다."라는 정도로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이상해 보이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조목 조목 반론을 했다면 오히려 전희경 의원이 그야말로 생사람을 잡은 꼴이 되었을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흘러갈 줄 알았는데, 전희경 의원의 주장이 워낙에 과격해 보여서 저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면 어떻게 뒷감당이 될래나 이러면서 보고 있는데, 답변하라고 했더니 뜬금 없이 화를 버럭 내면서 5공화국 6공화국 광주 얘기하다가 그냥 더 얘기 안하겠다고 입을 다물고 있으니 놀랄 수밖에.
솔직히 그 장면에서 나도 모르게 "뭐야? 그냥 저게 다야? 그럼 진짜 아직도 주사파란 얘기야?"라고 혼잣말이 나왔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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