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_잡담2023. 7. 31. 15:21

 

반달가면 이글루에서 백업 - http://bahndal.egloos.com/615551 (2018.5.25)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취소 서한(전체 번역은 이전 게시물을 참고하자 여기로)을 보면 "우리는 북한이 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전달 받았다(we were informed that the meeting was requested by North Korea)"는 얘기가 있는데, 왜 이런 말이 굳이 들어 있는지 궁금했었다. 좀 찾아 보니 북한이 표출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인 적개심(tremendous anger and open hostility)"을 비롯해서 누가 회담을 먼저 제의했느냐의 문제까지 모두 나와 있는 북한측 성명이 있구나. 조선중앙통신에 게재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성명이다. 원문 기사(조선중앙통신 기사가 아니라 이 성명 전문을 보도한 Straits Times라는 싱가포르 언론의 기사)는 아래의 링크에.

 

https://www.straitstimes.com/asia/east-asia/full-statement-by-north-koreas-vice-foreign-minister-and-nuclear-negotiator-choe-son

조선중앙통신의 해당 기사 전체를 영어로 번역해 놓은 내용인데, 이것을 다시 번역해 보았다. 북한에서 한글로 쓴 기사를 싱가포르 언론사가 영어로 번역한 것을 가져와 다시 한글로 번역하고 있으니 영 이상하긴 하지만... -_-;

성명의 요지는 "우리를 리비아와 비교하지 마라. 우리는 이미 핵보유국이다. 우리와 대화를 할 것인지 핵전쟁을 할 것인지는 미국 너희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어느쪽도 준비가 되어 있으며, 원한다면 상상도 못할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해 주마!" 정도 된다. 사실상 비핵화 안하겠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답장으로 "아, 그래? 그러면 그냥 회담 취소하자"라고 한 것으로 보인다.

최선희의 발언에서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미국이 먼저 회담을 요청해 놓고, 이제 와서는 북한이 먼저 요청했다고 여론몰이를 한다"는 내용이다. 트럼프의 서한에는 "우리는 북한이 먼저 회담을 요청했다고 전달 받았다. 뭐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이라는 내용이 있다. 어째 이거 우리가 미국과 북한 양쪽에 다 거짓말을 한 것 같은 모양새가 되어 버린 듯하다. -_-;;

어쨌든 전체 번역은 아래에. 아래의 내용을 읽어본 후에 트럼프의 서한을 읽어 보면 앞뒤가 맞는다.


5월 21일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부통령 펜스는 "북한은 리비아와 같은 결말을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군사적 조치가 아직 선택에서 배제된 것이 아니다,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가역적 비핵화(CVID)를 필요로 한다"는 등 경솔하고 무례한 발언을 했다.

미국 문제 담당자로서 나는 미국 부통령의 입에서 어떻게 이런 무식하고 어리석은 말이 나올 수 있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만약 그가 "유일한 초강대국"에 걸맞는 부통령이라면 국제정세의 현실이나 대화와 화해의 분위기에 대한 최소한의 감각이라도 있어야 할 것이다.

장비 몇개 들여와서 만지작거린 정도였던 리비아와 핵보유국이 된 북한을 비교하는 것으로 볼 때, 펜스 부통령이 얼마나 무식한 바보인지 알고도 남는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튼이 무례한 발언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펜스 부통령이 "북한은 리비아와 같은 길을 갈 것"이라는 궤변을 내뱉었다.

우리는 리비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막대한 대가를 치루어가며 강력하고 신뢰성 있는 무력을 구축했다. 이 무력으로 우리 자신을 방어할 수 있으며 한반도 지역의 평화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 눈뜨지 못한 미국 고위 정치인들이 북한을 리비아와 비교하는 발언을 볼 때, 나는 저들이 우리를 너무 모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들을 말을 빌리자면, 우리 또한 미국에게 경험한 적도 없고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해 줄 수 있다.

자신의 상대가 누구인 지도 모르면서 그런 경솔하고 위협적인 발언을 하기 전에, 펜스는 자신의 발언이 얼마나 심각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진지하게 고민했어야 한다.

대화를 먼저 요청한 것은 미국이다. 그러나 이제는 마치 우리가 먼저 미국에 대화를 제의한 것처럼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미국이 왜 이런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무엇을 얻고자 하는지 나는 그저 궁금할 뿐이다.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며 그들이 협상을 원치 않는데 협상하자고 굳이 설득하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날 것인지 아니면 핵전쟁에서 만날 것인지는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결정을 하고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무시하고 터무니 없는 행동을 계속 한다면, 나는 북미 정상회담을 재고할 것을 최고지도부에 건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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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반달가면